이양덕의 詩 文學
프롤레타리아 - 이양덕 본문
뭉크 ㅡ 노동자
프롤레타리아
이양덕
온몸으로 뜨겁게 느끼고 싶었다.
땀을 흘리며 톱늬바퀴처럼 도는 나를,
발 끝에서부터 현기증이 핥고 지나가는데
노동은 성스럽다 말할 때는 입을 다물었다..
침묵은 나를 단련하는 기술이니까,
분노를 던지며 수탈을 멈추지 않는 너 때문에
심연은 분화구처럼 가라앉아 조각나고
창자가 뒤틀리고 토악질이 나는데
철탑 위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을 땐
그리운 얼굴은 가물거리고 팔이 툭 떨어졌다.
희뿌연 가시거리처럼 오늘이 불안한데
영혼을 빼앗겨버린 프롤레타를
무저갱에 가두어놓고 지문까지 지운 너에게
깡소주 한 번 쏟아붓지 못하고
패잔병의 슬픔이 흐르는 바닥으로 내몰린다.
철탑을 오르다 넘어지면 다시 오르며
두려움에 숨 소리조차 늑골 사이에 숨겨놓았는데
손에는 싹이 난 지팡이가 들려 있고
피가 솟구치는 심장이 앞장서 달리는구나,
이젠 꿈꾸는 웃음소리가 동그라미를 그리는
망루에 올라 깃발을 흔들어야 한다.
이땅에 꽃들이 돌아올 즈음엔
빛 속으로 걸어 갈 그날이 내게도 오리니
화상 자국을 새긴 이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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