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발자국 판화 -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발자국 판화 - 이양덕

이양덕 2020. 1. 31. 13:42

 

 

 

발자국 판화

 

                        이양덕

 

 

봄꿈 꾸고 있는 모란의 哀愁가 깃든

영랑의 길을 그대와 거닐었고

발자국마다 핀 바람꽃 덤불 속에 

똬리를 틀고 있던 뱀이 가로막을 때

혼을 빼앗긴 생과 사의 갈림 길에서,

바람이 해산한 너울이 덮쳐오고

지탱할 수 없도록 산산조각 난

되돌릴 수 없는 여정旅程의 퍼즐을 맞췄다.

그땐 옳았지만 아득해서 분명치 않고

그땐 비판했으나 이해할 수 있었다.

빛과 어둠 비탄과 희열이 교차하고

눈물은 슬픔을 안고 바다로 갔다.

돌계단, 횡단보도, 광장, 데드 플라이에

자라온 기억 속의 선명한 발자국이

발견한 자아自我는 잠언을 쓰고 촛불을 들고,

북극에선 파란 사과나무가 자라며

비티 호수 위에 오로라를 관찰한 나비는

향낭을 매달고 숨 몰아쉬며 날아와

봄꽃 나무에 발자국을 찍었다.

'※{이양덕의♡詩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귀에 캔디 - 이양덕  (0) 2020.04.29
숨바꼭질 -이양덕  (0) 2020.04.01
베르테르를 위한 소나타 - 이양덕  (0) 2020.01.10
사라진 이름들 ㅡ 이양덕  (0) 2020.01.02
아름다운 소멸 - 이양덕  (0) 2019.12.0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