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눈사람 - 이양덕 본문
눈사람
이양덕
흰 가슴에서 뽑아낸 깃털이
열병을 앓는 땅을 쓰다듬었다
아이도 어른도 손목이 꺾이도록 흔들며 맞이한다
눈부시게 하얀 마음으로,
너의 웃음소리와 얼싸안던 온기를
버무리고 뭉치고 데굴데굴 굴렸다.
활활 태운 숯으로 눈썹을 붙이고
폭설에도 우아하게 피어 향기를 내뿜는
매화 연지를 찍고
입술은 발그스름하게 칠했다
사랑의 완성을 보여주듯이
두뚱뒤뚱 배불뚝이 순진무구한 얼굴로
두리번거리다 숯댕이 눈썹만 남기고 떠나갈 사람아
가까이 다가오는 해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너
눈물 자국만 남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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