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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눈(眼)- 이양덕

이양덕 2022. 1. 4. 15:24

 

 

 

 

 

 

붉은 눈(眼)

           -사랑

 

                          이양덕

 

 

유리성을 깨뜨린 붉은 눈(眼)이

에로티시즘에 빠진 오후 세시에

가늘고 흰 팔을 끌어다 난간에 묶었다

 

두 그림자 사이엔 실바람도 끼어들지 못했다

태 속에 쌍생처럼 하나가 되었다 

심장은 초속 백미터를 줄달음치는데

 

입술과 입술, 살과 살은 누가 가져갔는가,

투명해서 눈부신 뼈와 뼈가 

호수에 부서지는 햇살 위를 걷는다

 

눈이 붉은 휘파람새 한 쌍

산다화(山茶花)를 한 잎 한 잎 둥지에 나르고 

 

사랑이 벙글어 어지럼증을 앓는

하얀 웃음 소리가 뭉게구름 위에 둥둥 떠가고

얼음을 뚫고 온 화살이 심장을 쏘았다

회오리치는 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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