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겨울 장미 본문
겨울 장미/이양덕
푸릇푸릇한 언어는
흔적도 없이 흩어져버렸구나
붉게 수 놓았던 날들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새들의 노래도 들리지 않은지 오래네
바람은 온 몸을 휘감아 악마처럼 내뱉는다
넌 더 이상"여왕"이 아니야
창백한 달빛 실루엣이 사위를 감싸는 밤
혹한 추위가 날카로운 손톱을 세워
여린 꽃잎을 할퀴는데
한 잎 두 잎 다 벗어 주고
뼈는 앙상하게 구부러진 체
혈관이 터져 신음하면서도
나 살아 누군가에게 기쁨이 된다는 것은
정체성을 알아가는 의미로운 일 아니런가
허공에 생의 書를 쓰는 겨울장미여,
한겨울에도 마지막 심지를 돋우어
찬란한 생을 불살랐건만
새벽을 맞도록 눈은 멈추지 않고
깊은 꽃잠에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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