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당신(2) 본문
당신(2) /이양덕
여보, 라고 부를 때
가만히 붉어지는 당신의 귓불
어느덧 세월의 애잔함까지 보듬아 놓고
분홍빛 실루엣으로 당신에게 다가가는가, 나는
당신을 생각할 때면
어느 한순간 기쁘지 않은 날 없고
잔잔한 침묵마져 달빛 실은 강물 일렁거리듯
환희로 넘실거리게 하였습니다
사막 같은 삶 속에서 아파한 순간들 모여
우리가 존재해야 할 이유로 남는 것도
당신과 나 사이에 통로가 되어 준
사랑 충만한 말, "여보"
그 한마디 내게 다시 돌아올 때면
자반 고등어처럼 등이 휘어지도록 껴안고
피워내는 소금꽃입니다.
이제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들 잠시 내려놓고
백설이 분분한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한 편의 詩가 되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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