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물푸레나무의 미간(眉間)을 읽다 본문
물푸레나무의 미간(眉間)을 읽다
이만섭
이마와 이마를 맞대고 반짝이는 물푸레나무 마음이 저절로 싱그럽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소담하게 피워낸 흰 꽃을 언뜻 보았을 때 한 줌 햇살에도 귀 기울이며 물푸레 물푸레 제 몸 풀어가는 더 아름답다 기쁨이나 슬픔이 안부를 물어 올 때, 몸 밖에 두었으니
볕 좋은 날, 개울가에서
푸른 이파리들을 보면
그 빛나는 생명의 환희는,
가슴까지 밝아오는 기쁨이 있는가 하면
빛살이 닿지 못해 개화하지 못한 꽃봉오리 개울물 소리에
어디에도 슬픔 한 점 없는 평상심이
공손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얼굴과 얼굴 사이에 핀, 또 다른 꽃으로
기쁨은 떠받히고 슬픔은 흘려보내는 마음의 은신처를
나무는 자화상을 미간에 새기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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