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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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ㅡ 이양덕

이양덕 2012. 1. 12. 21:52

 

 

 

 

 

 

 

     빙하기/이양덕

 

 

     쓸쓸조차도 호사가 아니던가

    강물이 소리죽여 흐르는 기다림의 언덕에서

    풀잎의 흐느낌을 알아차리지 못한 나는,

    망령된 생각들을 떨쳐낼 수 가 없다

    겨울나무는 각을 뜨고 관제로 부음이 되어

    존재마져 희미하건만

    신생을 위해, 숨 멎은 땅에서 

    살아내는 몸부림이 갸륵하다

    나의 해빙기는 언제쯤일까  

     보고싶다는 말도 하지 못했는데    

     흰 이마를 드러낸 그리움의 무게에 가라앉아    

     이토록 아픈 기다림에도 감감하다    

     가슴이 쩍쩍 갈라지고    

     갈대는 허들링으로 찬바람과 맞서는데  

     강물은 기억을 흔들어 깨우며    

     하구에 이르기 위해 쉬지 않고 뒤척이고   

     어느 가을날 손목이 꺾이도록 뿌려 놓은    

     붉은 낱말은 기필코 꽃으로 피어나겠지,   

     지평선 너머에   

     보일 듯 보일 듯 아련한 저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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