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풀꽃의 아픔을 읽다 본문
풀꽃의 아픔을 읽다 /이양덕
포실한 햇살에
수천의 눈이 살아오고
엽맥은 눈부신 초록을 쏘아 올린다
바람결에 당도한 전문을 받고
천리만리 날아온 나비 한 마리가
풀꽃에 쳐박고 내력을 읽는 중이다,
아늑한 온실에서 탐스런 꽃을 피우기보다
척박한 땅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소소한 풍경을 오밀조밀 가꾸며
쌉싸름한 진한 생의 이야기를
돋음체로 써내려가는 숲 속에
난데 없는 기계음이 녹색 깃발을 짓밟고
꽃잎은 겁에 질려 소스라친다
한 뼘 영토를 위해 전심을 다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침탈의 자리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가여운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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