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도라지꽃 ㅡ 이만섭 본문
도라지꽃
이만섭
떡갈나무 숲 그늘이 지운
자드락길 니엄니엄 헤쳐 오르면
흰 도라지꽃 서늘히 피어 있네
한 시절 척박한 산비알을 일구며
화전 사람 살다 간 빈터에
골짜기 같은 구근으로 내려
창합풍 맑은 날
낭창낭창 대공을 흔들며
적막한 당신을 노래하는 나그네새여
쓸쓸도 낙낙하구나
무정세월 업힌 등에
불귀의 그리움 메어놓고
산그늘 깊은 응달에 꽃등을 켜놓은 듯
환한 흰 꽃만 보고 돌아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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