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못다 한 말 ㅡ 이만섭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못다 한 말 ㅡ 이만섭

이양덕 2012. 10. 2. 08:37

 

 

 

 

   못다 한 말 

 

 

      이만섭

  

 

     아버지는 不備書의 지존이셨다

 

     객지를 떠도는 아들에게

     아무개 보아라, 하고 서두를 시작해서

     만리장성으로 풀어쓰는 사연들인데

 

     맺는말은

     할 말은 무궁무진하나 이만 줄인다, 는

     아득한 감정을 애틋하게 생략하며

     그 여운 때문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다가 

     편지의 뒷장에 붙어 후렴처럼 따라와

     잠자리에서도 뒤적뒤적 가슴에서 읽힌다

 

     그립다는 것은 등 뒤에 숨어서

     하고많은 이야기를 달밤의 거미줄처럼 풀어내는 것인데

 

     그와 같은 말들을 더욱 애오라지 읽히게 하고

     끝내는 당신이라는 테두리에 가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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