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모서리 없는 사각이 있다 ㅡ 이만섭 본문
모서리 없는 사각이 있다
이만섭
가도 가도 모래뿐인 사막에서
쳇바퀴같은 지루함을
낙타는 사막인 것을 잊고 걷는다지
망망대해 한가운데 이르면
넘실대는 바다가
어부에겐 둥글게 보인다지
막막함 가운데
보이는 것은 둥근 사위
어디쯤 모서리가 있을까 궁리해도
여전히 둥근 牛李 속,
창문이 네모나도
책상이 네모나도
냉장고가 네모나도
단지 구성원이 되기 위한 것이지
식구들이 저녁이 오면 모이는 것도
둥근 데서 오는 내력일 테지만
사방이란 말 어디쯤에 모서리가 있을 법한데
한결같이 둥글게 나앉은 굴레들
눈동자가 둥글어 둥글게 보이는 걸까,
그래도 출구를 찾아 헤매는 삶은 여전하다
모서리가 보이지 않을 때
어디에도 없는 구석일 테지만
이 둥근 것은 너무 커서
모서리 없는 사각과 같은 것은 아닌지
'※{이만섭시인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냄새의 지문(地文) - 이만섭 (0) | 2013.06.05 |
---|---|
달걀 - 이만섭 (0) | 2013.06.01 |
어느 새벽 3시의 오디세이 ㅡ 이만섭 (0) | 2013.05.17 |
비와 유리창과 나와 - 이만섭 (0) | 2013.05.03 |
들꽃 ㅡ 이만섭 (0) | 2013.04.30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