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오늘이 떠나간 後愛 - 이양덕 본문
오늘이 떠나간 後愛
이양덕
검은 해마가 머리통을 삼켜버렸다
손과 발은 잘려나가고 토르소처럼 몸뚱어리만 남았다
난 날개가 필요해
자작나무 숲을 지나 네게로 가야해
너를 꿈꾸었으니까
넌 오늘이었고 다시 올 오늘이니까,
그 열망을 위해서 희뿌연 거리를 걸었고
폐허에서 오늘을 위하여 무화과를 먹어치웠다
어둠은 점점 쇠락해가고
생명의 불기둥이 솟구쳤다
비에 젖은 가로등불빛처럼 망막을 잃었기 때문에
무수한 오늘이 지나간 후에야 날 되찾을 수 있었다
무채색 표정이 슬프고 아파보여서
얼굴을 외면했는지 모르겠다
두렵고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던 나날들
장미는 시들고 핏기없는 손엔 가시가 박혔지만
나의 첫을 안고 떠나간 그날이 그립다
우리 푸른 파초의 날개를 펴고 마주 앉을 수 있겠지
담장을 허물고 넝쿨장미를 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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