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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떠나간 後愛 -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오늘이 떠나간 後愛 - 이양덕

이양덕 2014. 5. 9. 09:10

 

 

 

 

 

 

 

 

      오늘이  後愛

 

               이양덕

 

 

 

          검은 해마가 머리통을 삼켜버렸다

          손과 발은 잘려나가고 토르소처럼 몸뚱어리만 남았다

          난 날개가 필요해

          자작나무 숲을 지나 네게로 가야해

          너를 꿈꾸었으니까

          넌 오늘이었고 다시 올 오늘이니까,

          그 열망을 위해서 희뿌연 거리를 걸었고

          폐허에서 오늘을 위하여 무화과를 먹어치웠다

          어둠은 점점 쇠락해가고

          생명의 불기둥이 솟구쳤다

          비에 젖은 가로등불빛처럼 망막을 잃었기 때문에

          무수한 오늘이 지나간 후에야 날 되찾을 수 있었다

          무채색 표정이 슬프고 아파보여서

          얼굴을 외면했는지 모르겠다

          두렵고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던 나날들

          장미는 시들고 핏기없는 손엔 가시가 박혔지만

          나의 첫을 안고 떠나간 그날이 그립다

          우리 푸른 파초의 날개를 펴고 마주 앉을 수 있겠지

          담장을 허물고 넝쿨장미를 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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