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틈 ㅡ 이양덕 본문

※{이양덕의♡詩밭}

틈 ㅡ 이양덕

이양덕 2014. 5. 21. 06:43

 

 

 

 

 

 

 

      틈 /이양덕

 

 

 

 

 

          화살나무에 직선으로 꽂히는 햇살 사이로

          예측할 수 없는 오늘을 위해

          하늘 바다 바람의 동향을 살피는 것은

          검은 대륙에서 커피 열매를 줍는 소녀의

          거칠어진 손을 어루만지는 일이다,

          두터운 벽을 친 실금만큼의 틈사이로

          친밀을 가장한 웃음소리가 고요를 깨트리고

          별들도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긴장감이 팽팽하다

          틈을 통해서 드러난 상충된 모습들,

          작은 풀꽃에서 詩와 노래와 눈물을 보았고

          신자유주의를 외치며 춤추는 고래등을 보았다

          촛불과 촛불의 틈 사이에서

          지긋지긋한 굶주림을 결박한 희망을

          밀빵 한 조각을 훔쳐 도망치는 굴욕도

          저주의 일갈을 퍼부었던 가난을 잘근잘근 씹으며

          갈잎처럼 소멸하는 생을 보았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분주하게 살아가면서도

          틈을 극복하고 공존하는 것은

          어느날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이 덮쳐올 때

          손을 꼭 잡고 싶은 까닭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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