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고통의 기호 - 이만섭 본문
고통의 기호
이만섭
처방전에는 하루 세 번 먹는다
아침에 두알 점심에 한 알 저녁에 세 알
알약들이 아픈 배를 저울질하고 있다
조삼모사에서 진화된 방식이다
이 여섯 알을 한꺼번에 먹으면 안 될까!
약은 봉지에 담긴 채 법도를 지키고
아픈 배에 던져놓은 미늘처럼
그러므로 약이라는 플러스를 제거하는 일이다
언젠가 병원에서 듣던 말이다
수술은 의사가 하지만 병은 환자가 낫는 거라고,
그때 의사는 환지 표식을 지어보였다
고통이 잠시 제로에 이른 듯 위로가 되었다
0에 이르게 위해 전진 하는 수많은 양부호들,
열외의 절망으로 기호를 갖지 못한 채
삶의 주위를 맴도는 고통들,
처방전을 숙지해야 하는 아픈 몸이
저울대 위의 무게처럼 고통의 구성원이 된 알약을
새삼스레 꺼내 세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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