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마음의 浮力 - 이만섭 본문
마음의 浮力
이만섭
날개도 없이 날아 오를 수 있는 게 있다
새처럼 공중을 나는 게 아니라
스프링처럼 불현듯이 박차고 올라
어엿하게 몸체를 공중에 두는 거다
그런 몸은 종잇장처럼 가벼워졌거나 바람이 들어앉았거나 그런 상태이겠지만
허공 저편에 고스란히 드러낸 나를 본다는 것은
아직까지 내가 보지 못한 나의 밑이 머리 위에 있어
내게서 동떨어진 나는 둥근 것인가 모난 것인가
내가 감추어 온 부끄럼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것이 거품 뿐일지라도
바람에 걷어차인 비닐봉지 같은 외피로 된 물체와 같아
아무런 중력도 없이 날아올랐다가
내려오고 싶을 때 내려오는 분수 모르는 경우라 해도
꿈속의 내가 아니었으면 하고 자꾸만 부탁하듯 내게 중얼거린다
아마도 나는 바닥에 너무 오래동안 머물고 있어
한번쯤 나를 띄워보고 싶은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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