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페이퍼의 연인 - 이만섭 본문
페이퍼의 연인
이만섭
우여곡절 끝에 연인이 되었지
마음을 낙서처럼 갈길 때 너는 구겨지고 그럴 때면
겸연쩍은 나는 달아나고 싶었지
모든 것들이 약속의 과정으로 바뀔 때
시간과 장소가 분명한 만남으로 이어져갔지,
이런 일에 길들어진 우리가 때론
습관처럼 약속 없이 만날 때도, 내가 놀랐던 것은
진정 놀랐던 것은 끌림이란 마약과 같았어
습관 위에서 잠들 때도 끌림과 같아
어쩌다 우리는 다정이란 형식으로 그리움을 알게 되었나,
밤새워 구겨진 종이들이 휴지통을 채우면서
한 줄의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애태우던 시간들은
진정 너의 대한 맹세였나,
-사랑을 쓰는 일, 이유 없어 쓰는 일, 그리하여 쓰고 또 쓰고-
종잇장 넘기는 소리 팔랑거리면
심장이 뛰듯 쿵쾅거리며 어느새 다가오는 너
나의 편지는 연서가 되었지
우리는 그렇게 밑줄을 그으며 서로 기다림을 읽는다.
첫눈에 반한 것처럼 사랑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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