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혼잣말 - 이양덕 본문
혼잣말
이양덕
보랏빛 어휘가 휘감는 곳에서
빛살보다 빠르게 출구를 찾았지만
그 말은 그림자 뒤에 숨었고
난 텅 비었으며
물음표가 달팽이관을 시시때때로 헤집는다.
달이 뜨지 않고 적막은 흐르는데
言語를 직조하던 별도 강에 몸을 던졌네,
짓누르는 그리움의 무게가 태산 같고
되짚어보면 사랑은 황홀했기에
푸르렀던 계절에 치열하게 기록해 놓았던
그 말이 은비늘보다 파닥거린다.
지금은 노을에 타버린 눈빛과
말캉한 목소리로 낭송한 詩 한 편을
은어 떼가 거슬러오는 강버들에게 부쳤다.
모래알처럼 촘촘히 박힌 별빛 사이를
물집이 생기도록 달려온 속 말을 듣고 싶다.
검붉고 어눌했던 生에 온점을 찍고
칼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혼자가 아니었던 우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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