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絶壁 - 이만섭 본문

※{이만섭시인서재}

絶壁 - 이만섭

이양덕 2014. 5. 15. 16:06

 

 

 

 

 

 

 

 

絶壁 /이만섭

 

 

 

 

 

세상에는 많은 절벽이 있지만

부딪히기 위해 태어나는 절벽이 있다

 

더 충실하게 더 집요하게

부딪혀서 도달하는 경계가 있다

부딪히는 것은 받아주기 위한 절벽이 있듯이

 

그런 절벽은 온몸이 모서리다

그런 절벽은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그런 절벽은 온몸이 해답이다

 

흰 거품으로 부서진 파도가

이를 악물고 단단한 물로 돌아가듯이

그곳이 푸른 바다의 출발점인지도 모른다

 

소나무 한 그루가 절벽을 움켜쥐고 있다

이런 위태로운 生이 있다는 듯

처음에는 온몸으로 붙들었으리라,

나무는 가파른 난간에서

낙락장송처럼 외곬으로 푸르러 있다

 

수직으로 꽂힌 책표지 같은 경사면을

거미손으로 오르내리는 절벽의 내력을 읽는다

 

파도와 소나무의 존재 방식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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