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絶壁 - 이만섭 본문
絶壁 /이만섭
세상에는 많은 절벽이 있지만
부딪히기 위해 태어나는 절벽이 있다
더 충실하게 더 집요하게
부딪혀서 도달하는 경계가 있다
부딪히는 것은 받아주기 위한 절벽이 있듯이
그런 절벽은 온몸이 모서리다
그런 절벽은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그런 절벽은 온몸이 해답이다
흰 거품으로 부서진 파도가
이를 악물고 단단한 물로 돌아가듯이
그곳이 푸른 바다의 출발점인지도 모른다
소나무 한 그루가 절벽을 움켜쥐고 있다
이런 위태로운 生이 있다는 듯
처음에는 온몸으로 붙들었으리라,
나무는 가파른 난간에서
낙락장송처럼 외곬으로 푸르러 있다
수직으로 꽂힌 책표지 같은 경사면을
거미손으로 오르내리는 절벽의 내력을 읽는다
파도와 소나무의 존재 방식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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