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봄의 초대 - 이만섭 본문
봄의 초대
이만섭
나무는 꽃가지를 들고 왔다,
햇밫은 나비를 몰아서 오고
공중은 노고지리를 띄워
파란 하늘을 노래 부르게 한다,
바람은 이런 기분을 한결 도드라지게 하고
냇물도 情談을 싣고 오는지
귓가에 부려놓은 한 수레의 바퀴 소리
구릉에서 이는 흙먼지가 연못가에서 사라지는 걸 보니
토룡의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는 게 분명하다,
아무래도 하늘땅이 새판을 짜는 듯
양지의 풍경이 점입가경이다,
누군가 말을 타고 온다는 전갈이 왔다,
숨소리 가쁜 길목에 나가
수양버들은 기다란 소맷부리 저어
춤사위로 맞이할 것인가,
언 땅 물러지는 해토의 울렁거림 속에
멀구슬나무 등걸에 말라붙은 풍뎅이 껍질이
먼지잼에도 꿈틀거릴 것만 같은데
이 모든 것은 앳되고 신비하기만 해서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나는
온종일 바람머리의 풍경처럼 싱숭생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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