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별빛을 읽는 밤 본문
별빛을 읽는 밤 / 이만섭
가을밤엔 별빛을 읽기도 좋아라
삼강 무렵, 서늘바람에 하느작거리는 시누대 그늘이
애초롬한 달빛 받아
창호지에 수묵화처럼 번져오면
툇마루에 나가 가만하게 올려보는 밤하늘
기다렸다는 듯 주렴 대열로
총총 내리는 별빛이 아련한 문장을 꺼내 든다
반짝거리는 행간 사이로
여리운 현호색 무늬 접힌 스란자락 사분거린다
너를 그리는 마음이 닿은 것인가
그곳으로 아득한 옛길 하나 열리고
저수지 강둑으로 삐비꽃 찾아 떠난 봄날
물거울에 비친 창백한 얼굴
별빛 행간에 쓰인 너를 읽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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