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덕의 詩 文學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 이만섭 본문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이만섭
꽃도 아닌
꽃을 피운 나무도 아닌
나무와 나무 사이 공터 같은 곳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곳은 풋풋한 초원이었다가
구름 동산이 되었다가
오색 극락조 날아온 보르네오 숲이 되었다가
그 너머 흐르던 시냇물이
귀밑을 흐를 때까지
산은 잠자코 따라와 푸른 벽으로 둘러지고
나는 그곳의 풍경지가 되어
나의 벽에 풍경을 건다
내게도 창 없이 볼 수 있는 공터가 생겼다
해 지고 어두워져도 램프를 켜
바라불 수 있으니
내 마음의 회랑에 나가 너를 본다
세상의 그리운 것은 별이 되느니
밤이 와도 또렷이 눈빛 마주칠 수 있어
어두운 시간도 고귀한 선물
내 잠든 머리맡에 놓인 한밤의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광채들
가슴에 쌓이고 쌓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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